다시 살펴보는 사도행전 18장 (ANOTHER LOOK AT ACTS 18)

최근 저는 사도행전 18장에 대해 강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성경 본문에 대한 강의를 준비할 때마다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 본문을 여러 번 읽는 것인데, 보통 한 종류 이상의 성경 번역본을 비교하며 읽습니다. 그리고 본문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합니다. 그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가? 독자들은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본문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그 사건은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원어의 뜻은 무엇인가? 등입니다. 그런 다음 더 깊은 이해를 돕는 주석과 책을 찾아 읽습니다.

먼저 사도행전 18장 1~17절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바울은 로마에서 추방된 유대인들과 함께 고린도(지금의 그리스)에 도착했습니다. 바울은 사람들이 그의 메시지를 거부하고 쫓아낼 때까지 회당에서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 후 일련의 고통스러운 사건이 뒤따랐고, 결국 그는 로마 당국으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18장의 끝부분에 보면 바울은 고린도를 떠나 에베소로 가게 됩니다.

저는 사도행전 18장 6절을 읽을 때마다 유대인을 향한 바울의 거친 비방의 말을 교회 리더들이 잘못 적용하여, 유대인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며 말씀을 전하는 일들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당시 고린도에서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문화

모든 나라와 지역은 저마다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경의 이야기들 또한 당시의 문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사도행전 이후 2000년이 지난 시간에 살고 있고, 현재 우리의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성경을 읽습니다. 결국 우리는 성경 시대와는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적 배경을 바탕으로 성경의 사건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 시대의 문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도행전 18장의 사건은 아마도 AD 55~57년경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당시에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교회가 없었습니다. 믿는 자들은 집과 야외 그리고 회당에서 만났습니다. 회당 안에서는 유대인들, 유대교로 개종한 사람들(할례를 통해 개종한 사람들) 그리고 이방인이 함께 하나님을 예배했습니다. 물론 그들 중에는 예수님(예슈아)을 믿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방 사원에서 이방신을 예배하기 위해 그들의 회당에 모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기독교가 여전히 유대교의 한 종파로 간주되었습니다. 로마 법에 따르면, 로마가 정복하기 전에 그 땅에 존재했던 종교들은 합법적으로 인정했으나, 로마가 제국이 된 이후 새로운 종교를 창시하는 것은 불법이었습니다. 이것은 사도행전 18장 시기에 유대교는 합법적인 지위를 갖고 있었지만, 기독교라는 별도의 종교를 시작하는 것은 합법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독교가 공식적인 국교로 지정된 것은 AD 325년 콘스탄틴 시대 이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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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

고린도는 인구 9만 명이 사는 도시였는데, 그 중 1,000명은 신전 매춘부였습니다. 아크로폴리스에는 성적 사랑과 육체적 아름다움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신전이 있었습니다. 그리스의 주요한 신이었던 아프로디테 외에 다른 이방신의 사원도 많았습니다. 저는 청소년 시절에 고린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수많은 누드 조각상이 있는 사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린도는 감각적이고 쾌락주의적인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린도인처럼 행동하다”라는 표현이 음행을 뜻하기도 했습니다.

바울은 고린도에 도착하여 천막 만드는 일을 하는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를 만났습니다. 그들은 모두 예수님(예슈아)을 믿는 유대인 신자들이었습니다. 로마 지도자들이 로마에서 모든 유대인을 추방했기 때문에 많은 유대인들이 이 지역으로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살던 땅에서 이유 없이 추방당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비참한 일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일은 비단 로마 제국시대에 일어난 일회적인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후 몇 세기 동안 30번 이상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추방당하게 되었습니다.

바울의 유대인성

바울은 예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 확실했지만, 여전히 유대인으로서 유대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바울은 빌립보서 3장 5절에서 “나는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이라고 자신을 설명했습니다.

사도행전 22장 1~3절에서 바울은 유대인들을 동생과 아버지라고 불렀으며, 그는 그들과 히브리어로 소통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을 과거의 일로 여기지 않고 본인이 여전히 유대인으로 남아 있음을 밝혔습니다. 사도행전 18장 18절을 보면 바울은 머리카락을 밀었는데, 이것 또한 유대적인 문화에 기반하여 일어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해

모든 사람들의 현재는 과거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통해 형성되며, 어떤 방식으로든 과거의 일이 현재에 영향을 끼칩니다. 바울 또한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모든 고통과 핍박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는 마게도냐에서 쫓겨났고, 자기 동포이자 형제 그리고 아버지로 여겼던 유대 지도자들의 끈질긴 거절과 저항으로 인해 매우 괴로웠을 것입니다. 바울은 박해를 받고, 투옥되고, 매를 맞았습니다. 로마 감옥에서 지내던 힘든 시기에 바울이 고린도인들에게 쓴 편지에서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너희 가운데 거할 때에 약하고 두려워하고 심히 떨었노라.”(고린도전서 2:3)

그는 고린도 회당에서 예배하고 복음을 전했지만, 유대 지도자들은 또 다시 그와 그의 메시지를 거부했습니다. 그는 분노, 좌절, 고통, 우울, 두려움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성경은 결코 인간의 감정을 미화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 언급되는 위대한 지도자들도 우리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했습니다. 우리가 영적 지도자들에게 후광을 두고 우상시하는 경향은 성경적 방식이 아닙니다.

사도행전 18장 5~6절에서 바울은 유대인들에 대해 매우 강력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실라와 디모데가 마게도냐로부터 내려오매 바울이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혀 유대인들에게 예수는 그리스도라 밝히 증언하니, 그들이 대적하여 비방하거늘 바울이 옷을 털면서 이르되 너희 피가 너희 머리로 돌아갈 것이요 나는 깨끗하니라 이후에는 이방인에게로 가리라 하고.”

바울의 말은 거의 저주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 이면에는 “나는 너희와 끝났다!” 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제부터 나는 이방인에게로 가리라”고 말한 것은 모든 유대인들을 향해서였을까요? 다시는 회당에 가지 않겠다는 뜻이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도행전 18장 19절을 보면, 바울이 에베소에 있었을 때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회당에 가서 그곳의 유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그의 직설적인 비난의 말은 진심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때때로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들도 연약해질 때가 있습니다. 바울이 이토록 신랄하게 반응한 것은 격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예로, 선지자 엘리야는 우울증을 겪었지만, 그는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위해 여러 가지 영향력을 행사한 많은 영적 지도자들도 낙담에 빠져 연약해진다는 사실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바나(Barna) 보고서에 따르면 개신교 목회자의 42%가 목회를 그만두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 본 적이 있다고 했으며, 그 중 56%가 이유를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43%는 외로움과 고립 때문이었고, 38%는 현재의 정치적 분열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29%는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엘리야와 바울이 겪었던 문제가 오늘날 우리도 겪을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것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그분의 종인 엘리야가 우울증에 빠졌을 때 은혜를 베푸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바울을 찾아오셔서 격려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사도행전 18장 9~10절에서 한 말씀입니다.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 이 마지막 문구는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말씀하신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칠천 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맞추지 아니한 자니라.”(열왕기상 19:18)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

사도행전 18장 12~16절에서 우리는 고린도의 유대인 지도자들이 여전히 바울에게 분노하여 그를 법정으로 소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바울과 그의 가르침이 유대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기독교가 불법 종교라고 소송했습니다. 로마의 재판관이었던 갈리오는 이 소송을 즉각적으로 기각하며, 기독교를 합법적인 유대교의 일부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는 사실 유대인들의 이런 논쟁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17절을 보면 고린도 사람들(이방인)이 유대인들에 대해 그들의 감정을 여과없이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회당장이 재판소 앞에서 폭행을 당했지만, 재판관이었던 갈리오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반유대적인 정서와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당시 유대인들은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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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고린도 방문

사도행전 18장 11절을 보면 바울이 고린도에서 18개월간 머물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울이 고린도에 머무는 동안 했던 활동들을 보여 줍니다. 또한 로마서는 기원후 57년경 바울이 고린도에 있을 때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는 유대인에 대한 생각을 로마서 9장에서 11장까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대인을 향한 그의 분노와 고통을 치유해 보고자 하는 시도였을지도 모릅니다. 고린도에서 일어난 고통스러운 사건들과 그의 친족인 유대인에게 받은 상처들은 바울로 하여금 하나님을 더 많이 찾도록 이끌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성령의 인도를 받은 바울은 고통받았던 땅 고린도에서 유대인과 관련된 가장 위대한 성경 구절들을 썼고, 유대인과 크리스천의 관계에 대해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의 심신이 쇠약한 상태에 있을 때 기록되었던 사도행전 18장 6절은 유대인에 대한 그의 전반적인 견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대인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과 그의 믿음은 로마서 9장부터 11장에서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수세기에 걸쳐 형성된 오늘날의 교회가 바울이 기록한 사도행전 18장 6절의 말씀을 곡해함으로써 유대인들에게 깊은 고통을 안겨 왔고, 그것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봅니다. 신학적 반유대주의, 대체신학 등은 유대인과 기독교의 관계를 손상시켰고, 유대인들이 기독교와 예수님(예슈아)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적용해야 할 것

아무리 어려운 상황과 박해와 고통 가운데 있을지라도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우리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시고 이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실 것입니다.

우울증, 두려움, 불안, 분노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판단하지 마십시오. 사도 바울과 선지자 엘리야도 이러한 감정을 경험했고, 우리도 이러한 시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감정적인 반응에 대해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하나님께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당신과 함께하십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고 그를 격려하며 여러분이 그들을 지지한다는 것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바울이 로마서 11장에서 예수를 믿지 않은 유대인들을 가리켜 “복음으로 하면 그들이 너희로 말미암아 원수 된 자요 택하심으로 하면 조상들로 말미암아 사랑을 입은 자라.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롬 11:28~29)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우리를 박해하는 자들에게 분노하거나 저주하는 태도로 반응하지 않도록 자신을 단련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더 많이 깨닫게 됩니다. 로마서 11장 33절의 말씀에 공감하며 우리 모두가 예수님에 대해 점점 더 알게 되기를 원합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레베카 J. 브리머(Rebecca J. Brimmer)
BFP International Presi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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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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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B. Paul the Jewish Theologian: A Pharisee Among Christians, Jews, and Gentiles. Massachusetts: Hendrickson Publishers,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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